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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사는 것이지요 [신동욱 앵커의 시선]

Written By 뉴스TVCHOSUN on Friday, May 19, 2023 | 08:54 AM

 
"지들 인생이나 신경 쓸 것이지, 바보들. 사사건건 참견이야" 꼬장꼬장한 남자 오토는 아내와 사별한 뒤 마음 둘 곳이 없습니다. 그래서 아내 뒤를 따라가려고 할 때마다 우연찮게 이웃을 돕느라 죽음을 미룹니다. 그러면서 인종, 세대, 문화가 다른 동네 사람들에게 활짝 마음을 여는 순간 이웃은 가족이 됩니다. "이게 사는 거지" 이웃사촌에는 동서고금이 따로 없습니다.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낫다'는 명심보감과 '좋은 이웃이 멀리 있는 형제보다 낫다'는 영국 속담이 일치하 듯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모른다'는 이가 열에 넷을 훌쩍 넘겼습니다. 게다가 거대 도시 서울이라면 더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그 서울의 주택가, 이발소 앞에서 며칠 전 특별한 환송식이 열렸습니다. 망원동 이웃들이 43년 동안 머리를 매만져주신 여든세 살 박정은 할아버지의 은퇴를 축하하는 잔치였습니다. 일흥이발소 역사 소개, 40년 단골 고별사, 이웃 상인 축사에 이어 이웃들은 할아버지가 오랫동안 아꼈던 가위로 감사패를 만들어 전했습니다. 동네에 사는 현대무용가가 할아버지 애창곡 '님과 함께'에 맞춰 헌정 무대도 펼쳤습니다. 할아버지는 새벽마다 앞길을 쓸고, 이웃 가게들을 자상하게 챙겼다고 합니다. 이발하는 동안 단골들과 속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일상의 애환을 함께했습니다. 이웃들은 일흥이발소를 '마음 이발소'라는 동네 사랑방으로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거기 모여 머리 대신 마음을 가다듬고 정을 나누며 할아버지를 생각하겠지요. 보름쯤 전에는 열아홉 살 미혼 임신 여성의 외상 이야기가 전해졌습니다. 이 절박한 글과 함께 들어온 음식 배달 주문을 주인이 확인해보니 단골이더랍니다. "거짓말이더라도 보내줘야겠다" 맘먹고 배달해준 며칠 뒤, 주인은 외상값과 긴 감사 문자를 받았습니다. 그는 보답을 받았다는 생각에 아내를 보내 사연을 듣게 했죠. 아내는 눈물을 쏟으며 미역국을 끓여줬고 하루 두 시간짜리 가게 일도 맡겼다고 합니다. 그는 성만 밝힌 채 모든 정보를 알리지 않는 조건으로 방송사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홍보성 글로 오해받기도 싫고, 작은 일로 큰 칭찬을 받기도 원치 않았다고 했지요. 임신 여성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혼자 살지만 매우 진실되고 어른스러웠다는 얘기도 잊지 않았습니다. 가까운 이웃을 가리켜 '담을 사이에 둔 이웃' 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벽 하나를 사이에 둔 이웃과도 높은 담을 쌓고 사는 시대에, 따스한 이웃들이 있다는 것이 고맙고도 각별한 위안입니다. 5월 19일 앵커의 시선은 '이게 사는 것이지요' 였습니다. #이웃 #일흥이발소 [Ch.19] 사실을 보고 진실을 말합니다. 👍🏻 공식 홈페이지 http://news.tvchosun.com/ 👍🏻 공식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tvchosunnews/ 👍🏻 공식 트위터 https://twitter.com/TVChosunNews * 뉴스제보 : 이메일([email protected]),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